- 전시
- 검은숲
- 구분
- 2인전
- 장소
- 아이테르, 부산
이제 당신은 처음 보는 숲으로 들어선다. 낯설고 기묘한 풍경들이 조금 무섭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 이 숲은 오래 전부터 당신 안에 존재해왔던 숲이다. 존재했지만 모르는 숲, 한 번도 밟지 않았던 땅, 외면했던 풍경이다. 이 전시는 무의식으로 밀려난 감정들을 바라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감정들을 경험하지만, 대부분 그냥 지나치거나 잊어버린다. 기쁨, 감사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은 쉽게 수용되지만 우울, 불안,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거부당한다.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거부당한 것들, 모호한 것들, 채 이해되지 못한 것들은 무의식으로 밀려난다. 전시장 안의 거대한 숲은 바로 그 밀려난 감정들의 공간, 우리 내면의 무의식을 상징한다. 보는 이들은 잠시 무의식 안에 들어와 머무를 수 있다. 그동안 외면했던 세계를 직접 걷고 밟고 만지고 직면하는 경험을 통해 내 안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하나의 '적극적 명상'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신의 무의식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꿈'이므로 우리는 꿈의 이미지를 빌려 무의식의 감정들에 실체를 만들었다. 무의식 안의 감정들은 초현실적인 숲의 풍경으로, 이상한 존재로, 다양한 가면의 얼굴들로, 얼굴 없는 몸이나 식물의 형태로 나타난다. 당신은 이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이상하고 기묘한 무의식의 이미지를 바라볼 수 있다. 의식이 기피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무의식으로 밀려난 감정들을 마주하며, 자신 안의 존재들을 자연스럽게 알아차리고 직면하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