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 말하는 숲
- 구분
- 2인전
- 장소
- 공간루트, 서울
이 숲은 끊임없이 말하는 중이다. 때로는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히, 때로는 천둥만큼 큰 소리로 말한다. 혹은 음악으로, 울음으로, 이미지로, 쉬지 않고 말하고 있다. 이 숲은 오래전부터 우리 안에 존재해왔던 숲이다. 존재했지만 모르는 숲, 한 번도 밟지 않았던 땅, 외면했던 풍경이다. 이 전시는 밀려난 '목소리/들'과 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내 안에는 수많은 면들이 있지만 어떤 것들은 쉽게 수용되는 반면 어떤 것들은 부정당하고 검열된다. 우리는 그렇게 밀려난 것들, 밖으로 목소리 내지 못한 감정, 취향, 태도, 몸,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전시장 안의 거대한 숲은 바로 그 밀려난 목소리들의 공간, 우리 내면의 마음을 상징한다. 말하는 숲에서는 말하지 못한 것들이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한다. 관객들은 잠시 숲에 머무르며 그동안 외면했던 세계를 직접 걷고 듣고 직면하는 경험을 통해 내 안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다. 밀려난 부분들은 우리 안에서 필요 없는 것, 교정되어야 할 것, 방해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상하다는 기준으로 밀려날 때, 그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른 방식, 다른 기준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밀어내고 거부하는 대신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숲을 거니는 동안 바로 그 목소리들에 자리를 내어주고 스스로의 내면에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말하는 숲'의 공간과 이미지들은 자신 안의 부분들이 하는 말로 읽을 수 있다. 그렇게 읽은 이야기들이 자신이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그 이야기들은 적어도 자신이 경험하는 주관적 삶 속에서 의미를 가질 것이다. '말하는 숲' 전시는 2022년 부산에서 있었던 '검은 숲'의 두 번째 버전입니다. 첫 전시는 무의식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들여다보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둡고 부정적인 것들로 한정 짓거나, 무의식과 의식의 구분에 초점을 두기보다, 소수자의 입장에 놓인 모든 면들이 말하는 숲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계속해서 이 전시는 더 다양한 이미지와 의미를 담으며 진행될 예정입니다.